게이코라면 바로 방금 전까지 이 카펫 위에 쓰려져 있었다.
내가 죽였다.
이 손으로, 이 침실에서 내가 죽였다.
- 열린 어둠 「두 개의 얼굴」 中 -
렌조 미키히코 - 열린 어둠
이전에 한번 리뷰를 했던 백광의 작가 렌조 미키히코의 신작이 있다고 해서 늦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추리 소설로 유명한 작가는 다양한 작품들이 있고, 한국에서 백광을 시작으로 많이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열린 어둠》은 9개의 단편 소설로 이뤄진 미스터리 추리 소설인데, 각각의 소설이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단편집은 이야기의 몰입도 너무 좋고 상황 설명에 대한 부분도 굉장히 좋아 배경이 머릿속에 잘 그려진다. 그런데 가급적이면 한 챕터씩 시간을 두고 읽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초반에 읽을 때 한 번에 몰아 보니, 풍부한 배경 설명이 앞의 단편 이야기가 떠올라서 겹치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배경이 일본이여서, 등장인물의 이름, 지명 등 이런 부분이 혼동이 되는 부분이 조금 있었던 것 같다.
9개의 하나 하나가 굉장히 재밌고, 이야기가 잘 구성되어 있어 좋았다. 단편으로 두지 말고 살을 더 붙여서 장편이 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라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단편은 단편인대로 또 재미가 있으니 좋긴하다.
9개의 단편은 출판사에서 홍보하는 내용을 참고로 소개해본다.
두 개의 얼굴
: "나는 대체 누구를 죽인 걸까?" 내손으로 죽인 아내가 호텔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남편의 이야기
과거에서 온 목소리
: "유괴범의 눈빛이 너무나 그리웠어요." 유괴 사건의 진상을 고백하는 전직 형사의 이야기
화석의 열쇠
: "왜 울어? 나는 기분 좋게 하늘을 날고 있는데." 밀실에서 목 졸린 채 발견된 반신불수 소녀의 이야기
기묘한 의뢰
: "나는 누구보다 내가 싫다." 아내와 남편 양쪽을 동시에 미행하는 흥신소 직원 이야기
밤이여, 쥐들을 위해
: "내 쥐를 왜 죽였어?" 도시의 어둠에 숨어 복수를 노리는 남자의 이야기
이중생활
: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래서 괴롭다면, 죽어버리면 되겠네." 사랑과 배신으로 얽힌 남자 둘, 여자 둘의 이야기
대역
: "나 대신 내 아내와 자요." 닮은 꼴과 이상한 거래를 하는 국민 배우의 이야기
베이 시티에서 죽다
: "너를 죽이고 싶었다. 동시에 너를 끌어안고 싶었다." 6년을 기다려 복수를 완성하는 조폭의 이야기
열린 어둠
: "무죄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살인" 하루아침에 살인 용의자가 된 폭주족 고등학생의 이야기
책소개
‘관능’과 ‘트릭’을 아름답고 기묘하게 결합한
아홉 편의 초절정 반전 미스터리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가 꼽은 ‘복간 희망! 환상의 명작 베스트텐’ 1위!
아름다운 문장이 빚어내는 미묘한 심리와 서정까지!
미스터리 애호가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 같은 책”
_옮긴이 양윤옥
『백광』 단 한 권으로 미스터리 독자들에게 최고의 몰입감과 문학적 충격을 동시에 선사한 천재 작가 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집 『열린 어둠』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독자들을 환상적 미스터리의 늪에 빠뜨릴 아홉 편의 단편 미스터리가 담겼다. 치밀한 서술 트릭과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장르적 재미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인간의 욕망을 한없이 냉철한 시선으로 응시해 서정미 넘치는 문체로 담아내며 문학적 격조까지 놓치지 않는 렌조 미키히코. 그의 작품들은 빈틈없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트릭’과 자연스럽게 표현해낸 ‘인간적인 욕망’이 완벽히 융합한다.
『열린 어둠』은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 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아홉 편의 이야기는 컴퓨터가 설계한 듯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트릭이 작동하며 전개되는데, 작품마다 완전히 다른 로직으로 서사가 매끄럽게 짜여 있다. 뿐만 아니라 고아한 동양풍과 모던한 서양풍, 서민적 코믹풍과 하드보일드한 느와르풍 등 단편마다 다채로운 분위기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킨다. 눈 밝은 일본 미스터리 애독자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입어 ‘복간 희망! 환상의 명작 베스트텐’ 1위로 꼽힌 작품들이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열린 어둠』은 비슷비슷한 장르소설에 지루해진 독자들의 본능을 건드리며 색다른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3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모두가 애타게 기다려 온 환상적 추리 명작의 화려한 귀환을 직접 확인해보자.
[교보문고 제공]
《열린 어둠》 북트레일러가 있어서 같이 소개해 본다
《열린 어둠》에는 단편집이라고 써있는 문구가 저자 이름 밑에 아주 작게 써있다. 어처구니 없게도 나는 이것을 보지 못했고 렌조 미키히코의 장편 추리소설인 줄 알았다. 그렇게 「두 개의 얼굴」과 「과거에서 온 목소리」를 다 읽고 「화석의 열쇠」를 읽는 순간 뭔가 전개가 이상하게 끝나고 시작됨을 느꼈다. 새로운 방법인가? 라고 생각하기엔 앞에 두 개의 챕터가 너무 연관이 없었고 완전 다른 느낌이였다. 무언가 잘못 읽었나? 어느 부분을 빠뜨렸나 생각이 들어 다시 목차를 봤으나 역시 단편집이라는 문구는 또 보지 못했다. 조금 더 읽다가 아무리 봐도 내용이 이어지지 않는 것 같아 포기하고 검색해보니.. 단편집 이였다..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나서 허탈하면서 굉장히 창피했다. 책의 제목과 겉표지만 보고, 나머진 제대로 눈여겨 보지 않았음을...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이어보려고 노력했던 내 모습이 굉장히 낮부끄러웠다...
그래.. 다른 이야기 이어보려고 노력은 해봤으니까..
잘했..ㅇ.. 하..
세월이 흐르면 인간은 왜곡된 진실만을 기억에 남기는 법이다.
- 열린 어둠 「베이 시티에서 죽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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