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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언니는 죽고, 나는 살아서 기적이 불행이 되었어

by a.k.a DUKI 2023.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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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살린 우리 언니가 싫어.
나는 나를 구해 준 아저씨를 증오해.

- 유 원
 中 -

 

백온유 - 유원

화재사건의 생존자. 책 제목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유원》. 살아남아서 행복한 것이 아닌 살아남아 불행하게 느끼는 18살 소녀 유원의 성장 소설이다. 아파트 집안의 화재로 탈출을 못하고 언니(예정)는 어렸던 유원을 이불에 감싸 아파트11층에서 던진다. 떨어지는 유원을 받아 내면서 몸과 삶이 망가진 아저씨(신진석)는 그 이후 유원의 집에 언니의 장례식, 명절 혹은 필요할때마다 들러 유원의 부모님에게 돈을 받아간다. (빌려가지만, 갚지는 않았다.) 

같은 학교의 동창인 수현은 유원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친해진 이후에 유원에게 아저씨의 딸이라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수현 또한 그러한 자신의 아버지를 증오한다고 이야기 한다. 

 

아빠는 그날 널 구하지 않았던 게
아빠 인생을 위해서 더 나은 일이었을 수도 있어.

- 유 원 中 -

 

《유원》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에게 언제까지고 도움을 줄 수 있는가?', '모든 것을 정말 내주면서 감사를 표현해야 하는가?' 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도의적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언제까지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진석아저씨 처럼 매번 돈을 요구하거나, 본인 사업을 위해 이렇게 요구 한다면 그런 마음이 몇 년이나 유지가 될 수 있을까. 

10대 소녀인 유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10대의 생활에서 누군가의 위로 또한 눈치를 보며, 사건의 당사자인 유원의 마음의 무게는 컸을 것이다. 

 

그때, 제가 너무 무거웠죠.
제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다리가 으스러진 거잖아요.
죄송해요.
제가 무거워서, 아저씨를 다치게 해서, 불행하게 해서.

그런데 아저씨가 지금 저한테 그래요.
아저씨가 너무 무거워서 감당하기가 힘들어요.

- 유 원 中 -

 

생명을 살려준 의인에게 언제까지나 감사하는 마음을 갖으며 살 수는 있다. 생명을 살려준 대가에 대한 도의적 책임과 배상은 필요할 것 이다. 그러나, 이렇게 요구를 하는 것이 당연할까? 라는 생각과 함께든 생각은 장애가 되어 일을 구하기 어렵고, 그전 일도 유지 못하는 환경이라는 점도 공감이 된다. 어느 쪽이 '옳다'라는 것 보다는 서로를 위해 선을 지킬 수 있는 배려가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유원의 선택이, 유원의 저 대사가 '옳았다' 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부담되는 삶을 살 수는 없지 않겠는가.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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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투성이 마음을 딛고 일어서는
모든 이를 위한 성장소설

진심을 눌러 담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건네는 백온유 장편소설 『유원』.십여 년 전 비극적인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열여덟 살 주인공 ‘유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날 화재 사건에서 자신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언니, 11층 아파트에서 떨어지는 자신을 받아 내면서 몸도 삶도 망가져 버린 아저씨, 외로운 나날 가운데에서 훌쩍 다가온 친구 수현 등 관계 속에서 겪는 내밀한 상처와 윤리적 딜레마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가족을 향한 부채감, 자기혐오, 증오와 연민 등 복잡한 감정선이 시종 아슬아슬하게 흐르며 긴장을 자아낸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과 청소년심사단 146인에게서 “편견을 깨부수는 힘 있는 이야기” “마음을 사로잡는 강렬한 글”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20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말로 꺼내 놓기 어려운 모순투성이의 마음을 펼쳐 보이는 ‘유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각자의 자리에서 아픔을 딛고 성장해 나가는 십 대,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든 치유의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무거웠던 마음에서 벗어나 날아오르는 모든 이를 위한 성장소설이다.
이 소설은 그간에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아픈 사건들을 자연히 떠올리게 한다. 사랑받으며 자라나야 할 어린 시절부터 주변의 위로에도 상처받고 의심하며 눈치를 봐야 했던 나날, 사건의 피해자이자 당사자인 유원이 감당해야 했던 마음의 무게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유원은 함부로 타인을 탓하거나 섣불리 비관하지 않는다. 유원이 성찰하는 건 자기 자신,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무르고 연약한 내면이다.

[교보문고 제공]


 

아는 꿈이었다. 
나만 빼고 모든 것을 재로 만들고서야 꺼지는 꿈.


- 유 원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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