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rensity, of positive affect)
- 행복의 기원 中 -
서은국 - 행복의 기원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이유가 사랑, 돈, 성공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면... 잠깐, 멈춰야 한다.
감성적인 이유로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왔던 그 ‘행복’이라는 감정이 사실은 생존과 번식에 최적화된 도구였다고? 도무지 낭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해석에, 기분이 좀 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복의 기원》은 아주 진지하게, 그리고 약간은 통쾌하게 말한다.
저자는 단언한다. "그건 네 뇌가 널 조종하고 있는 거야."
우리가 로또에 당첨되면 기쁜 것도, 연인과 이별하면 우울한 것도 모두 뇌가 정해놓은 시나리오일 뿐이다. 도파민? 세로토닌? 그런 뇌 화학물질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이 책은 아주 노골적으로 말한다.
"행복은 네가 잘 살아남고, 잘 번식하도록 뇌가 주는 미끼일 뿐이다."
불행한 사람은 긍정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은 본질적으로 '생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생각을 고치라고 조언하고 있다.
- 행복의 기원 中 -
진화심리학의 관점으로 인간의 행복을 뜯어보는 《행복의 기원》은 마음을 위로해주는 힐링 도서가 아니다. 오히려 찬물 끼얹기다. 그런데… 그게 또 웃기고 흥미롭다. 인간이라는 동물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싶다.
웃기다기보단, 징그럽고, 묘하게 진짜 같다. 왜 우리가 아이를 낳고, SNS를 뒤적이고,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는지에 대한 이유를, “그건 그냥 본능이야”라고 툭 던지고 가는 이 책은, 독자를 가볍게 흔들어놓는다. 그렇다고 전부를 허무하게 부수기만 하진 않는다. 이 책은 말한다. 네가 행복을 오해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행복은 기분이 아니라 ‘기능’이다
보통 행복은 감정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기분 좋을 때 행복하다", "무언가를 이루면 행복하다" 같은 식이다. 그런데 작가는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기능이라고 말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행복은 인간이 살아남고, 번식하기 위해 진화적으로 탑재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가 시험에 합격하거나, 연애에 성공하거나, 돈을 벌 때 느끼는 기쁨은 단순히 결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뇌가 말하길 “잘했어! 이 행동 계속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행복은 어떤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인간을 행동하게 만드는 유도 장치다.
무언가를 성취한 순간엔 엄청난 기쁨이 있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며칠, 길어야 몇 주 후면 다시 허전함이 찾아오고, 우리는 또 다른 목표를 찾는다. 왜냐면 뇌는 "아, 이 정도면 됐어"라고 말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우리를 ‘행동하게’ 만들기 위해 잠깐의 행복만을 제공한다.
슬프게도, 우리가 궁극적인 행복을 찾지 못하는 건, 우리가 잘못해서가 아니다.
행복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왜 난 행복하지 않지?’라는 질문 대신 ‘이 행복은 나를 어디로 이끄는가?’라는 질문을 해볼 차례다.
외향적인 사람이 더 행복한 이유
《행복의 기원》에서 다룬 실험 결과 중 특히 흥미로운 게 있다.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더 행복하다.
왜냐하면 외향적인 사람은 타인과 더 자주 교류하고, 활동도 많고, 새로운 자극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자극은 뇌에게 보상을 안겨준다. 다시 말해, 행복할 기회가 많은 구조인 셈이다.
이건 유전적 요소와도 연결된다. 연구에 따르면, 행복의 약 50%는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물론, 외향적인 사람이 무조건 행복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뇌가 보상을 자주 받을 수 있는 조건에 더 가까이 있다는 뜻이다.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좀 억울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행복의 기원》에서는 단순히 외향적인 사람이 유리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고요한 산책이나 혼자만의 취미 같은 방식으로도 뇌에 긍정적 보상을 줄 수 있다. 결국 행복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지는 능동적인 감정이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의 문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한 번 확 터지면 평생 행복할 줄 알았어.”
대표적인 예가 로또 당첨이다. 그런데 연구 결과는 냉정하다.
로또 당첨자들도 1년 정도가 지나면, 일반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의 행복감으로 회귀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인간의 뇌는 ‘쾌락 적응’이라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강한 자극에도 금방 익숙해지고, 그것을 ‘기본값’으로 여긴다. 그래서 오히려 중요한 건 행복의 강도보다 빈도다.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길에서 마주친 귀여운 강아지, 친구와 나눈 농담 한 마디.
이런 자잘한 일상의 즐거움들이 더 자주, 더 반복적으로 일어날 때 지속적인 행복감이 유지된다. 작가는 ‘지속 가능한 행복’은 소소한 일상 속에 있다고 강조한다. ‘한 방’이 아니라, ‘작고 자주’가 진짜 비밀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 행복의 기원 中 -
책소개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느낀다
★ 심리학 분야 문제적 베스트셀러 『행복의 기원』 출간 10주년 기념 개정판★
진화생물학으로 추적하는 인간 행복의 기원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 어려운 질문에 10년 전부터 항상 『행복의 기원』부터 읽으라고 대답했다.
- 김경일(인지심리학자, 아주대 교수)
행복이라는 개념에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온 문제적 베스트셀러 『행복의 기원』이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행복의 기원』은 2014년 출간된 이래 11만여 독자의 사랑을 받고 유수 매체에서 조명받은 명실상부 행복 분야 필독서다. 세계적 심리학자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은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행복에 관한 통념을 낱낱이 해부한다. 다윈의 진화론이라는 면도날을 든 그의 논증은 거침없고 결론은 명료하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개나 공작과 다르지 않은 동물이며, 행복은 삶의 목적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을 위한 수단이자 진화의 산물일 뿐이라는 것.
『행복의 기원』 개정판에는 저자가 10년간 글과 강의를 통해 독자에게 받은 질문을 토대로 작성한 발문과 QnA 장이 추가되었다. 행복은 정말 마음먹기에 달렸을까? 생존과 번식이 인간의 궁극적 목적이라면 출생률은 왜 자꾸만 떨어지고 있을까? 일상에서 행복을 많이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아가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행복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고민이 ‘어떻게’에 그치는 삶과 ‘왜’를 고민하는 삶은 분명 다르다. 행복에 대한 통념을 산산조각 내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행복의 차가운 진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yes24 제공]
《행복의 기원》 관련 소개 영상
행복이나 감정은 신비한 정신적 힘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보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행복을 유발하는 구체적 상황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만들고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행복의 기원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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